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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헤어질 결심은 박찬욱이 밝히길, 송서래와 장해준의 배역은 정서경와 함께 각본을 쓸 때부터 이미 각각 탕웨이와 박해일을 고려했다고 합니다. 처음부터 탕웨이를 캐스팅하기 위해 중국계 여성이라는 설정으로 만든 캐릭터이기 때문에, 만약 탕웨이가 역할을 거절할 경우 대체할 배우를 찾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생각해 각본이 완성되기 전에 미리 연락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헤어질 결심의 주인공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송서래 (탕웨이)
실족사로 사망한 기도수의 아내이자 사건의 피의자입니다. 출장 간병인으로 일하는 중국인 여성으로, 한국어를 사극으로 배워 말투가 현대 한국어와 거리감은 있어도 실력이 꽤 좋은 편입니다.
사실 실력이 좋은 정도가 아니라, '마침내'와 같은 문어체적인 단어를 복선으로 구사하는 등 언어적 감각이 매우 탁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포가 주 배경인 2부에서는 1부보다 한국말이 더욱 늘었습니다. 다소 복잡하고 감정적인 언사가 들어간 말은 음성 번역 앱을 사용합니다. 외조부가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조선인으로, 공로를 인정받아 그 후손의 자격으로 한국 귀화에 성공했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화물선을 통해 밀입국을 해 갖은 고생을 했고, 기도수의 계략으로 밀입국자들 중 유일하게 송환되지 않게 된 대가로 그와 결혼해 가정폭력을 당하는 등 순탄치 못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한국 국적을 얻는 데는 성공했으나, 어머니에게 외조부 소유의 산이라고 들었던 호미산의 소유권 소송에는 패소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에 있을 때는 간호사로 일했습니다.
아픈 어머니를 돌보는 것이 간호사가 된 동기였던 듯합니다. 하지만 안락사를 시켜달라는 어머니의 부탁을 단번에 받아들이고 그것을 굉장히 좋았던 기억으로 생각하고 있거나, 알리바이까지 확보해 치밀하게 기도수를 살해하고 사철성의 어머니를 이용해 임호신을 죽이도록 유도하는 등 죽음에 대해 다소 비범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어머니의 기일을 휴대폰 비밀번호로 설정해 두었으며, 그날 이후 본인도 자살을 염두에 두는 듯 펜타닐 캡슐을 따로 챙겨 다녔습니다. 작중 공인된 미녀로, 그녀를 본 모든 이들이 예쁘다는 언급을 합니다.
장해준 (박해일)
부산서부경찰서 강력 2 팀장입니다. 계급은 경감이며, 현장에 출동하는 형사임에도 넥타이까지 맨 정장을 즐겨 입으며 예의 바르고 청결한 성격으로, 강박증에 가까울 정도로 정리정돈을 꼼꼼히 하고 후각이 예민합니다.
강경진압과 가혹행위를 싫어하고 내외적으로 철저히 자신을 다스리지만, 홍산오와 대치할 때 등 기회가 오면 폭력적인 방식도 망설이지 않으며, 살인 사건이 적다는 현실에 권태를 느끼는 등 자극을 추구하는 일면도 있습니다.
피의자로 만난 서래에게 먼저 관심을 보입니다. 기도수 실족사 사건이 종결된 후 아내 정안이 있는 이포로 이사합니다. 고향은 을지로라고 합니다.
헤어질 결심의 줄거리
영화는 사격 연습을 하는 부산서부경찰서 강력팀 소속 경감 40대 초반 장해준(박해일 분) 팀장과 후배 형사 30대 초반 오수완(고경표 분)의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해준은 사격 연습 이후 ‘질곡동 사건’에 대하여 얘기하다, 1팀의 지지부진한 수사를 언급하며 수완에게 "우리가 하자"며 독려합니다.
이후 '오빠 PC방'으로 이동한 해준, 해준은 PC방 아르바이트생으로부터 용의자 '이지구'가 최근 선불권을 환불받으러 왔다는 제보를 접수합니다. 이후 해준은 수완에게 잠복근무를 지시하고, 졸음운전을 하면서 '이포'로 갑니다.
해준의 집에서 해준의 아내 40대 초반 정안(이정현 분)은 '이 주임'이 주말부부의 이혼율이 높다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불안해하고, 이때 해준은 편하게 초밥 등이나 사 먹자는 정안에게 아무 초밥이나 먹기 싫다며 자신이 오는 주말에만 이라도 따뜻한 것을 먹이고 싶다는 등 나름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보이지만, 이포로 전근 오면 안 되냐는 아내의 물음과 이 주임과의 대화는 웃어넘기고 다소 불길한 음악과 함께 영화의 타이틀이 뜹니다.
현란한 장면 전환과 함께 타이틀이 뜨고, 구소산 사망 사건 현장으로 넘어갑니다. 새벽부터 현장을 살피던 해준과 수완은 아침이 되자 직접 로프를 타고 추락 시작 지점인 정상으로 올라갑니다.
구소산 정상에서 유류품을 보고 사망자가 기도수(유승목 분)라는 이름의 1960년생 남성이고, 등산배낭, 지갑 등에 KDS라는 이니셜이 새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통해 소유욕이 강하다는 것을 유추해 냅니다.
이때 해준은 정상에서 기도수의 시체를 내려다보다가 눈에 안약을 넣습니다. 이후 시체 검안실에서 기도수 핸드폰의 잠금해제 패턴을 풀려고 시도하는 해준. 이윽고 기도수의 젊은 아내인 송서래(탕웨이 분)가 들어옵니다.
서래는 자신이 중국인이라 한국말이 서툴다고 말하며, 남편의 시신을 보고는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라고 합니다. 해준은 서래의 단어 선택에 묘한 의문을 가지며 "한국말, 저보다 잘하시네요."라고 둘러댄 뒤, "패턴을 좀 알고 싶은데요"며 기도수 핸드폰의 패턴을 풀어줄 것을 부탁합니다.
이후 수완에게 "목격자가 없는 시신은 부검이 매뉴얼이라는 것을 쉬운 말로 설명하라"라고 지시한 뒤 자리를 떠납니다. 해준은 서래가 기도수로부터 지속적인 가정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경찰서에서 서래와 심문을 합니다. 서래가 어려워할까 봐 전문 용어를 쉽게 표현하며 수사를 진행하고, 서래도 찬찬히 답변합니다.
서래는 남편의 사진을 보고 "원하던 대로 운명하셨습니다."라고 말한 뒤 "운명... 아닌가?"라고 혼잣말을 한 뒤 피식 웃고, 수완은 미지에게 웃는 거 봤느냐며 놀랍니다.
다시 돌아온 주말, 해준과 정안은 의무방어전을 합니다. 여기서 서래가 보는 사극 영화 '흰꽃'과 교차 편집되면서 잠자리를 가지면서도 벽지에 핀 곰팡이를 바라보며 그동안의 수사 내용, 즉 기도수는 출입국사무소에서 입국 심사를 담당하던 공무원이었으며 은퇴 이후에는 민간 면접관으로 근무하는 중이라는 것, 그리고 기도수는 아내의 신체에도 본인의 이니셜을 문신으로 새겨 넣고, 폭력을 휘둘렀다는 사실을 복기합니다.
딴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안에게 들킨 해준은 아내가 캐물은 질곡동 사건이 아닌, 기도수와 서래의 상황을 바꿔 늙은 남편을 둔 젊은 중국인 여자가 산에서 죽은 사건을 생각했다 둘러댑니다.
해준은 노인 전문 간병인으로 근무하며, 서래의 근태는 평판이 매우 좋으며 병인이 도착하면 업체가 고객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고, 간병인이 연락을 대신 받아 잘 도착했음을 인증하는 식으로 출근 인증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합니다. 이후 차 안에서 수완과 함께 서래를 망원경으로 감시하는 해준, 수완은 남편이 죽자마자 바로 반지를 뺀 서래를 무서운 여자라며 빈정대지만, 해준은 '슬픔이 파도처럼 덮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물에 잉크가 퍼지듯이 서서히 물드는 사람도 있다'며 서래를 변호합니다.
수완은 기도수가 구소산 암벽등반을 소개하던 '기도수 TV' 유튜브 채널의 영상을 보다가, 이때 기도수 손톱 아래에서 다른 사람의 DNA가 발견됐다는 연락이 오고, 서래의 구강상피세포 채취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해준은 서래에게 경찰서 출두 연락을 전합니다.
처음엔 가기 어렵다고 거절했는데, 이때 왜 남편이 죽었는데도 근무를 하러 갔냐고 물어보니 "죽은 남편이 산 노인 돌보는 일을 방해할 수는 없습니다."하고 대답하고 차를 운전해서 빠져나가는데, 해준이 미행을 시작하지만 정작 바로 경찰서로 향하는데...